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 '시간의 얼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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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olive
작성일2002.03.09
| 2002.03.21
나를 받아 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 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내 작은 가슴 속엔
하늘이 출렁일 수 있고
내가 앉은 이 세상은
아름다운 집이 됩니다
담담한 세월을
뜨겁게 안고 사는 나는
가장 작은 꽃이지만
가장 큰 기쁨을 키워 드리는
사랑꽃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삶을
온통 봄빛으로 채우기 위해
어둠 밑으로 뿌리내린 나
비오는 날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
작은 시인이 되겠습니다
나를 받아 주십시오
이해인 수녀님의 <시간의 얼굴>에서 옮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