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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결혼 10년차, 개원 5년차, 현재 진행형...

40대가 가까워지는 즈음
인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고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학창시절 목표는 무사히 빨리 졸업하는 것이었다.
졸업하면 자유로울 줄 알았기 때문이다.
마음껏 좋아하는 산을 오르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으며,
바람처럼 구름처럼 이리저리 떠돌며 여행을 실컷 할 줄 알았다.
한동안 ‘헤르만 헤세’의 수많은 글들을 읽으며 내게도 그런 삶에 대한 기회가 있으리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난 갑자기 눈에 콩깍지가 씌인 채(?) 덥썩 결혼을 하고 말았다.
그렇게 세월은 나의 목덜미를 잡고 쉬지 않고 흘렀다.
그러는 사이 늦었지만 치과를 하게 됐다.
그리고 초보원장으로 좌충우돌하면서 또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렇게 어찌어찌 바쁘게 살다보니 벌써 10년째다.
이젠 가끔씩 현재의 삶이 낯설어지기 시작한다.
이제야 조금씩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걸까?
무엇인지 모를 갈증에 목말랐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기억이 희미해졌다.
알 수 없는 열정과 호기심을 누르지 못해 방황했던 그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가 버렸을까?
결코 쉽지 않은 이 시대를 살면서 아직까지도 그런 미련이 내게 남아 있었던 것일까?
암울했던 80년대 말을 지나면서,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고, 함께 하는 세상이 온다고 믿었던 그런 아쉬움이 내 머리 저편에 숨겨져 있었던 것일까?
막을 수 없는 40대가 가까워지는 즈음에 비록 조그마한 치과에서 한적하게 살고 있지만,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고, 인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고, 세상을 계산하듯이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가정과 치과에 매어 있지만 삶에 대한 다양한 면들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내가 겪은 시행착오와 시련 역시 달게 받아야 할 것 같다.
때론 좌절도 하고 분노도 일겠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많으므로,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기에,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기에,
그것으로 행복하다.

93년 조선치대 졸
현 광주 오치과 원장

- 치의신보/릴레이수필, 2003.07.21 -

작성자치의신보

작성일2003.07.25

치의신보

| 200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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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행복이 없으면 자기자신의 행복도 없다

힘이 되어줄 것은 가족 밖에… 올해로 결혼 10년을 맞았다.
결혼초, 동기들에 비해 늦장가를 가서인지 애들만큼은 빨리 낳아야겠다는 생각에 참 열심히도 노력했다.
밤,낮(?)으로 노력한 결과 줄줄이 3명을 낳았다.
주변 어른들도 참 부러워했다.
그것도 아들, 딸, 아들이라니 .
.
.
.
고만고만한 애들이 3명이니 키울 때는 참으로 힘이 들었다.
큰애가 아장아장 할때쯤 둘째가 나왔고, 둘째가 돐 지났을때 세째 배가 불러왔다.
가족 나들이라도 할라치면 세명의 아이들 짐을 싸다보면 출발하기도 전에 벌써 지친다.
기저귀에, 유모차에, 여벌옷에.
.
.
한짐씩 짊어지고 다녔다.
처음보는 사람은 “다들 댁의 애들이요?” 하고 물어보는 이들도 있었다.
속없는 나는 저만큼 앞서서 혼자 걸어갈 때도 있었다.
애 키우기가 힘들었지만 그 힘든 과정 중에 느끼는 행복감이란 무한한 것이었다.
지금은 큰애가 초등학교 3학년이어서 그런대로 다 키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물질적인 것보다 자식이 부모에게 주는 정신적인 것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한다.
자식은 부모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해준다.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우리의 미래를 가져다준다.
나의 행복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또 벌고있다.
그러나 우리는 날마다 중요한 치과일을 한답시고, 세미나에 가야한다고, 바쁘다는 핑계로 사실 가족과의 약속은 소홀히 하고있다.
친구들과 골프는 열심히 다니지만 가족과의 나들이는 뜸하다.
정작 행복을 이루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 치과일을 열심히 하는 것, 세미나에 열심히 참여하는것 보다 우리가 소홀히 여기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 식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좀더 많이 가질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사업상의 약속보다 식구들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가족의 행복이 없으면 자기자신의 행복도 없다.
어렵고 힘든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여러분들의 힘이 되어줄 것은 가족밖에 없다.
집에서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치과의사로서의 역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아버지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교육이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게 하는 것 이라고 한다.
아무리 비싼 과외를 시키고 가르쳐도 부모를 따라 배우는것이 더 크다.
우리는 콩을 심고도 다들 팥이 나기를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가족간의 신뢰와 믿음이 아이들을 건강하게 유도한다.
지루하고 따분한 것 같지만 같이 옆에 있어주고 이야기를 성의껏 들어주는것이 비싼 과외 해서 공부시키는것보다 효율이 높은 교육이라고 본다.
가족의 소중함을 아는 아이가 된다면 조금 성적이 덜하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별무리는 없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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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퇴근후 가족과 함께 근처 사진관에 가서 가족사진이라도 한번 찍어봄이 어떨까.
사진사의 요구대로 고개를 우측으로 쪼끔, 웃으면서 한장, 엄숙하게 한장, 한장한장 찍을때마다 가족이란 이름은 더욱 확실해진다고 믿는다.

85년 조선치대 졸
현 광주 예인원치과 원장 유혜경

- 치의신보/릴레이수필, 2003.0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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